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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RE: 친구 녀석의 전화.....

등록 2002-05-13 08:28:58     조회 277
이름 ThePhantom    

머랄까요...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구석이 아리는...그런 글이였네요..
그렇게 좋은 친구가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겠찌만..
그런 친구가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하다는건 정말 가슴아프죠..

저도 언젠가 그런적이 있어서...나중에 그 친구랑 얘기하던날..
부여잡고 미안하다고 운 기억이...-_-;;
술 안마시면 눈물도 안나오는 냉혈한이 -_-;; 깨갱...

e-mail 많이많이 써주세요 ^-^

ps - 생각해보니 그 친구가 힘들었던것도 집안일이였군요...
     ㅎ ㅏ아...그런일에는 도움주기가 너무 힘들어요..
     같이 있어줘도...머라 해줄말도 없고..
     단지 힘내라...힘내자...그런말뿐..
     힘들어하는 친구와 힘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려오죠..




: 고등학교 때 꽤나 기대고 싶던 녀석이었어요. 허허로운 웃음을 짓던 녀석. 잘
도 투닥거리고 싸웠지만 서로 싫어하거나 미워하지는 않았어요. 그 녀석을 좋아하게 될 뻔
 하기도 했었죠. 다행히 그 녀석이 딴 여자아이에게 눈이 팔려 있어서 "뻔" 하다 말았고, 그
랬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도 친하게 흉금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로 남을 수 있었지만. 하여
간 그렇게, 잘 웃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시원시원 하면서도 어딘가 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녀석. 하루 걸러 싸우고 "지랄맞은 놈"하고 돌아서면서도 악감정은 느껴지지 않
던 드문 녀석이었습니다. 물론 또 다른, 고등학교 시절의 미운정이 든 녀석도 그 녀석의 절
친한 친구였어요. 그래봐야, 고등학교 때는 죽일놈 살릴놈 하고 심심하면 서로 싸움질하느
라 바빴지만. (또 다른 녀석은 미워하다가 어찌어찌 해서 졸업할 때 쯤 친해졌지요.) 아.... 
그러고 보니 지금도 심심하면 연락하는 두 녀석 모두 싸우다 정든 놈들이군요. -_-;;; 뭐냐, 
투사라도 되는거냐, 전혜진. -_-;;;; : : 하여간. 그 녀석이 집안 사정이 꽤나 복잡하다는 것
을 알게 된 것은 다른 반이 된 후의 일이었어요. 성이 다른 아이의 이름이 적힌 도시락통을
 들고 다닌 것은, 그 애가 고모 댁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
고, 이혼을 하고, 엄마는 외국으로 나가고. 그것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잘 나가던 부모 밑
에서 자라던 녀석이 친척집에서 자라게 된 원인이었겠지요. 아무래도, 사춘기 나이의 그 
녀석과 그런저런 사정의 새엄마란 공존하기 힘든 관계이니까. 솔직히 지금의 제가, 그 때
의 녀석의 집안 사정을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가는 모습은 아닙니다. 하여간 그 녀석은 대
학에 진학하며 IMF로 다들 살아가는 것이 만만치 않게 되자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 까지 그렇게 여동생 집에 아들을 맡겨 놓았던 아버지 댁으로 돌아가더군요. 이유
는 말하지 않았지만..... 고모에게 부담이 될까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 : 녀석이 엄마
가 살고 있는 미국으로 간 것은 그로 부터 1년도 지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남의 
부친 갖고 할 말은 아니지만 대학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녀석의 집에 놀러갔을 때
 뵈었던 녀석의 아버지는 정말 "마음에 안 드는" 타입이었고, 의붓아들이기는 해도 어쨌건 
아들의 친구(그것도 처음 놀러온 녀석, 한술 더 떠 사귀는 것은 아닐지라도 여자애.)가 놀
러온 앞에서 아들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쏟아붓던 새엄마도 녀석에게 꽤나 스트레스를 
주겠구나 싶었어요. 그때 여섯 살인가 일곱 살인가 하던 녀석의 동생은 아직 어려서 귀여
웠지만, 녀석에게는 마음에 안 드는 꼬맹이일 가능성이 높았겠죠. 그런 모습을 한 번이나
마 보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엄마에게 가는 것이 잘 된 일인지도 모르겠구나 싶었어
요. 녀석이 그나마 느긋한 성격으로 자란 것이 필경 그 녀석 고모님의 은공이구나 싶은 생
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_-;;;;;; : : 미국에 가서도.... 성격이 비슷한 사람과는 잘 싸우게 
되잖아요. 자신의 단점을 다른 사람에게서 똑같이 느끼니까. 엄마와 성격이 비슷했기 때문
에 오히려 더 충돌하던 녀석. 게다가 6년이나 떨어져 자랐기 때문에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며, 어떤 점에서는 문화적인 차이도 있었겠지요. 미국에서의 적응과, 
군대 문제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떠나면서의 갈등 등, 고민이 많았을 
녀석입니다만..... 믿고 있어요. 그래도 부지런하고,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어도 허허 웃어
 넘기는 성격이니까, 최소한 나쁜 일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아.... 한국 국적 버리는 문제
에서도 이 녀석의 주변 어른들은 말리고 그랬다는군요. 만약에 그 점에 관해 누군가 왈가
왈부할 권리가 있다면 그건 녀석의 아버지가 아니라 고모와 고모부여야 번짓수가 맞겠지
만. 한국은 역시, 자식도 부모의 소유물처럼 취급되는 일이 많구나 싶기도 했어요. 어차피 
못 말렸지만. ^^;;;; 전 그때 "이쪽 다 털어버리고 그리 가서 새로 시작할 수 있으면 새로 시
작해."라고 말했었지요. 다른 나라에 간다고 못 만날 것도 아니고, 전화와 e-mail이 있는 이 
시대에 연락 못해서 보고싶어 죽을 것도 아닌데요, 뭐. ^^ 하여간.... 이제는 좀 많이 행복해
 졌으면 좋겠는 녀석입니다. 정말 행복하기를 바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지요. (저는 남이 
행복해지면 대개 배가 아파오는 체질이라, 남의 행복은 빌어 줄 수가 없지요.... 불치병인
가?) : : 집을 나와 따로 생활하고 있다고 했어요. 엄마와는 계속 충돌하게 되니까, 차라리 
나와서 일하면서 살고 있다고. 그러니까,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와 맥주 마시다가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이 녀석 말고 이 녀석 친구인 다른 녀석도 군대가기 전에 1년 가
까이 집을 나가 여기저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녀석은, 그래도 
돌아가면 다시 원래대로 모든 것이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 녀석은 어딘가, 돌아갈
 곳이 없는 녀석처럼 느껴집니다. "조지아에 엄마 있는데 뭐.... 없긴." 하고 이야기하는 녀
석의 목소리를 분명 들으면서도. 좋아하는 분들끼리 결혼해서 25년 가까이 별로 싸움도 없
이 사이좋게 살아오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는 것이, 녀석에게 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녀석
은 분명, 다른 친구들 같으면 대학 다니면서 적당히 용돈 쓰느라 아르바이트 하고, 집안 형
편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엄마에게 돈 뜯어내기도 하며 지낼 수도 있었을 나이인 것입니다.
 열심히 자기 길을 찾아서 무엇인가 몰두할 수도 있겠지만, 백수로 허송하며 나름대로 행
복을 추구하고 살 수도 있는 나이. 딱 그 나이인 녀석이..... 어떤 면에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 밤중에 여자가 남자에게 "보고싶다...."라는, 한숨과 함께 뱉어내는 말을
 듣는 것은, 대개의 경우는 이성으로서의 연정이 섞인 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
하는 사람이 한 밤중에 군대에서 몰래 걸어 온 전화 속에서 내뱉던 말, 고등학교 때 나를 
좋아하던 어떤 녀석(미안한 소리지만, 사이코라고밖에 볼 수 없는 행위임에 틀림없다고 봅
니다.)이 하교길의 학교 스쿨버스 앞에서 중얼거리던 말. 하지만 이 녀석의 "보고싶다...."
는 말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듣는 가슴 두근거리는 느낌이나, 뜻밖의 사람에게 
그 말을 들을 때의 당황+황당의 느낌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 : 그저..... 네가 많
이 외롭구나. 그래서 위로받고 싶은 거구나. : 같이 맥주라도 마시면서, 네 이야기를 들어 
주기를 바라는 거구나. : 지금 네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허세일지도 모른다고..
. : 사실은, 아무 도움이 안 될 지라도 사람이 그립고 친구가 그리운 거라고. : 힘이 들어 죽
겠지만, 어떻게든 버틸 수 밖에 없다고. : : 옆에 있다면, 어깨를 끌어안아 다독여주고 싶은
, 그런 녀석의 목소리. 아아, 이런 점에서는 같은 남자인 편이 나았을지도 몰라요. -_-;;;; 오
.해.받.잖.아. -_-;;;;;; 게다가 혹시, 징징 짜기라도 하면, 그거 잘못하면 포즈가 에로스러워 
질 수가 있어요~~~~ -_-;;; 여자애들 우는거 그렇게 달래줘 본 적 있는데, 경우에 따라 좀 징
그러워요. 꾸우우~~~~~ : : 하여간 다시. 흠! : : 전화를 끊고.... 녀석의 사진을 찾아서 꺼내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녀석은, 힘이 든다고 내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그런데... 나
는 과연 괜찮은 친구이기는 한 걸까. 어찌 되었건, 그때 싸움질이라도 할 상대가 있었던 것
은 어떻게든, 사람을 접할 수 있는 통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랬던 녀석에게, 나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일까.... 하고. : : 메일이라도 자주 보내 줘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쓰자니 길어져서 뭣하고, 집에서는 동생이 컴을 장악하고 있어요! 쳇! -_-;;;; 으
으으윽.... 하여간, 저도 가끔 녀석에 대해서는 깜짝 놀라는 것이..... 어째서 녀석에 대해서
는 받을 것 하나 없으면서도 행복하기를 기원해 주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
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상당히 남 잘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녀석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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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Phantom_The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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