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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RE: 남의 일기장 훔쳐보는 재미

등록 1999-04-23 00:44:17     조회 225
이름 grium    

글을 쓰는 것은 때로는 하나의 중독인 것 같습니다.
저도 대학을 들어온 이후 일기라는 것은 쓴적이 없지만,
대학 초년 시절에 허무함으로 가득찬 몇개의 시와 글들을
적을 당시만 해도 무엇인가 밖으로 배출하지 않으면
그 잠깐의 두근거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말년부터 몇년간 PC통신의 어떤 게시판에
거의 중독적으로 나의 일상과 관념을 표출하면서 살았는것
같습니다. 일년전 이제 그럴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자의반 타의반 글 적는걸 잊어버렸었는데...

글이라는건 참 모호한 전달인것 같습니다. 자신의 입장이
되지 않으면 그 글을 진정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 있을까요?
다시 말하면 글이라는 건 작자의 어떤 정신적 욕구의 배출 통로가
아닐까? 물론 그것을 훔쳐보고 해석하고 저같이 토를 다는 재미는
읽는 이의 재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같이 모호함으로 가득찬 글은 때로는 남에게 물음표만
던질 뿐이겠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끊임없는 생각의 기회를
준다는 자신의 이기적인 합리화로 정당화 시킵니다.

세하님이 누구인지 뭐하시는 분인지는 모르지만,
떡하니 하나의 게시판을 독차지(??)하시고 글 적는 모습이
부러워서, 또 앞으로 세하님의 글을 훔쳐보고 생각해보는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몇자 글적입니다.

때로는 본명을 밝힘으로서 자신의 글에 거짓이나, 꾸밈이 들어간다는
것 때문에 그것이 거치장스럽기도 하죠.
(물론 제가 본명을 밝히더라도 아무도 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아마도 앞으로 이렇게 가끔 지난가는 객이 토를 달더라도 봐주세요라는
말을 하고 싶은가 봅니다.

늦은밤 이젠 돌아가야할 시간인가 봅니다.
내일은 뭔가가 다르겠지라는 기대감으로... 그것이 평생이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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