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때
내게 전화를 하라고
내 손에 꼭 쥐어준 너의
전화카드 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 말 한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했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친구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대학 1학년 때 친구에게 3000원 짜리 전화카드 한장을 받았는데, 실은 그 친
구에게는 몇 통화 못했던 것 같다. 그 때는 그렇게 귀찮기만 했던 그 친구.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어긋난 사랑에 대하여 누구나 다 귀찮아할 것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무작정 나를 따르던 혜영이라는 친구, 그렇게 귀찮아 했음
에도 실로 대학 나와 여태까지 그 친구만큼 무조건적으로 나를 믿었던 사람
도 없었음을 나는 어렴풋이 깨달아간다. 왜 그 때는 그다지 몰랐던 것인가.
왜 그 때는 혼자가 좋다는 객기를 부리며 그네들을 아프게 했던가, 정작 그
어느 것도 해준 것 없이 홀로 받기만 했던 욕심많은 내가 그네들에게 상처를
줄 권리가 어디에 있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하는 것들이 늘어만 간다. 그 때에는 분명히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 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서 조금 더 넓게 보면 얼마나 내 이기
적인 마음에 의하여 행해졌는지, 그렇게 후회해간다.
전화카드 한장 이라는 노래.
가사를 제대로 외웠는지 모르지만 어느 가을 밤 IRC 저 너머에서 들려오던
그 가사에 꽤 뭉클했고 지금까지도 자주자주 외로울 때, 힘들 때, 그리고 자
꾸 내 생각만 하게 될 때 듣는 노래이다.
지금도 가사를 생각하다가 미안하다는 메세지 하나를 날렸다. 힘들 때, 내
생각만 하는 버릇, 힘들 때, 나만 아플 꺼라 생각하는 마음. 죄다 버려야겠
지. 정작 내가 힘들 때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기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늘
못할 짓 하는 주제에.
....
또 누군가를 쉽게 뒤로 하고 혼자 가다가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도 흥얼흥얼
노랫말을 읊조려야겠다.
- ... 1999. 4. 28. PM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