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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또 따라잡기] 지하철 천태만상?

등록 2000-11-17 22:00:51     조회 296
이름 TeSLaCoiL    

'여러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하십니까?'

이런 설문을 받아 보았는가? 그렇다면 다시한번 떠올려 보면서
이 글을 보기 바란다.

내가 지하철에 타서 자리에 앉거나 한자리에 서 있을때 까지의 시간은
얼마나 드는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생생히 기억난다면
한번 읽어보는게 좋을듯 싶다.만약 이글과 일치하는 얼굴이 있다면
아마 나랑 거의 같은 열차를 탔다고 보면 되겠다.

오늘 치과랑 학원을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다.(사실 치과는 한달에 한번
꼴로 가므로 내버려두고)열차에 딱 들어서서 주위를 살피면 수많은
얼굴들이 있다. 주걱턱이니, 눈꼬리가 내려갔다드니, 아니면 졸고있다던지.
딱 들어서고 보니 눈에 띄는 얼굴은 마치 평평한 마분지를 보는듯한
얼굴에 키가 작은 여성이었다. 만약 자기랑 비슷한 설명이라면 분명
오늘은 운이 좋을듯 싶다.

치과에 다녀간 뒤 이제 학원에 갈 차례다. 역에서 열차를 타고보니
어떤 젊은 아저씨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다. 소위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그런 사람이었다.
다른 칸으로 넘어간 뒤에 앉은 자리에서 앞을 보니 인상을 쓰고있으면
서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여성이 있었다. 분명 노처녀임에 틀림없다.

대부분의 젊은 남녀들은 염색을 하고 있었다(얼굴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듯 싶지만, 좀 더 읽어주기 바란다). 노란머리는
기본이고 빨간머리도 간혹 있었다. 자신의 개성표현중 하나인 머리염색
에서 무언가 '남보다 다른' 이런걸 추구해야 할텐데... 노란머리는
거의 개성보다는 '남들과 같이' 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무슨 소리냐 하면, 자신의 개성은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결코 남들 혹은 우리들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다. 처음엔 자기만
의 개성인줄 알았더니 뒤에 보니 점점 다른사람들과 다를게 없어졌다,
이거다. 개성의 집단화가 되어버린것이다.

처음에 다른 사람들이 '야 너 그꼴이 뭐냐, 당장 집어쳐라' 그랬다가,
나중에 '어, 또 그거네.. 하긴, 안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이러는거다.
그러면 나 자신은 개성의 유일성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다. 또한 나 자신의 발이기도 하다. 자신의 발을
제대로 씻고 다듬지 않으면 더러워 지듯이, 지하철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도 내 발을 씻지 않는거나 다름없다.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받고,걸고
하는 염치없고 무례한 사람도 천태만상에 끼워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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