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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지하철에서 배우는 세상살이

등록 2002-01-20 12:52:59     조회 832
이름 이정현    

샘터에서 퍼온 겁니다.


박성애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빨리 온다’
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글쓴이는 실력 있는 웹마스터가 되는 것이 꿈이
라고 합니다.

저희 집은 서울의 동쪽 답십리에 있는데 봉천동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매일 먼 거리를 지하철을 타고 다닙니다. 그날도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습니다. 어느 역이었는지 나이가 40대로 보이는 아저씨가
종이 상자에 무엇인가를 가득 싣고 타는 것이었습니다.

 얼핏 보아 지하철 안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인 듯 보였습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그런 모습을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여느 장사꾼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하철 안을 조심
스럽게 둘러보며 손잡이가 있는 한 귀퉁이에 비켜서서는 한참을 망설이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무언가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이 팔려고 하는
것은 칫솔을 포함한 일용잡화였습니다. 그러나 목소리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뭐라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건장한 체구의 한 할아버지가
 그 아저씨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사정이 있어 큰마음 먹고 장사 나온 모양인데 한가운데 서서 큰
목소리로 설명을 해야 할 것 아니요. 살다보면 어려운 일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오. 자신감을 가지고 떳떳하게 말하시오. 그거 하나에 얼마요?
“아, 예…. 천 원입니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가 물건을 사자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아주머니들이 너도나도
하나씩 물건을 샀습니다.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하나 사주고 싶어 저도
하나 구입했습니다. 한 손에 천 원짜리 뭉치를 말아 쥐고 능숙하게 거스름돈
을 주는 여느 장사꾼과는 달리 그 아저씨는 고급 지갑에서 서툴게 거스름돈을
꺼내고 있었습니다. 그 지갑이 어제까지의 그 아저씨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듯했고 그 모습에서 그가 막 실직한 가장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그분은 진땀을 닦으며 다음 칸으로 옮겨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시련은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서 시련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혼자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지하철의 할아버지 같은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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