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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RE: 21세기를 무엇을 하며 맞이했는가?

등록 2001-01-28 00:31:40     조회 133
이름 양금희    

: <Pre>   전 작년 마지막날을 친구들과 조용히 보내고
          나의 보금자리에서 잘 잤어요.
          다음날 새해 아는 동생들과 운전 연습겸 해운대가서
 바다봤어요.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백맨 세트 먹고,
ㅜ        한 동생 군에가서 포켓볼, 탁구, 타트 한 후
          나와서 노래방가서 놀았어요.
          오랜만에 재미있는 하루였어요.
:
:         상업화에 이끌려 21세기를 1년  먼저 맞이 했다. 뭐 아니라고 나
처
:         럼 우기면 그만이지만 마치 2000년이라는 숫자 앞대가리 바뀌는
일
:         이 천지개벽의 시초라도 되는 냥 참 떠들썩했다.
:
:         이러쿵 저러쿵 20세기의 마지막 2000년은 가고 2001년 진정한 21
세
:         기의 아침은 시작되었다.
:
:
: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넙죽*
:
:
:
:         그러니까 벌써 1세기 전, 밤 9시 쯤에 짝지가 내게 보신각 타종
구
:         경을 제안했다. 물론 이 얼마나 설래는 일인지 종치는 모습이야
TV
:         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오밤중에 밖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나
:         를 설레게 했다. 하지만 밖은 너무 추웠고 나는 설레설레 할 수
밖
:         에 없었다. 우리 부모님이 정말 간만에 '니 맘대로 해라'고 하셨
는
:         데...
:
: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짝지와 나는 키위가 생각났다.
:         왠 키위? 외할아버지께서 손녀딸 먹으라고(설사 당신 딸 몫일지
모
:         르겠지만 나는 내 몫이라고 우긴다!) 직접 따아 보내준 못생긴데
다
:         너무 시고, 물렀거나, 딱딱해서 까서 먹기에는 힘에 부치는...
:
:         '엄마엄마~ 키위 어디 있어요?'
:         '옥상 창고에.. 뭐하게?'
:         '잼 만들게!'
:
:         나랑 짝지는 부산스럽게 덜덜 떨며  옥상으로 갔고, 키위 한상자
를
:         겁없이 들고 내려왔다. 이제부터 하는거야!라는 마음으로..
:
:         키위를 참 열심히 깠다. 나는 골라내고 짝지는 열심히 껍질 벗기
고,
:         옆에서 보던 셋째가 좀 불쌍해보였는지 자기도 하겠다고 앉았다.
:         고르고 까고 고르고 까고, 끝이 없어보였다. 먹을 것으로 골라놓
은
:         키위는 한상자 중에서 쌀그릇으로 하나 정도? 나는 칼을 쥘 수 없
:         을만큼 손이 아팠고, 짝지는 키위물에 손이 불었다. 키위는 맛있
는
:         잼으로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털복숭이 괴물처럼 보였다.
:
:         하지만, 우리는 다 깠다!
:
:         키위를 커다란 들통에 넣으면서 내가 그랬다.
:         '우리 이거 짤라야 하지 않을까?'
:         '아냐! 다 으깨져!'
:         짝지는 확고히 대답했다.
:
:         그리고는
:         '야 물넣자'
:         '왜?'
:         '원래 잼에는 물 넣어야해'
:         '아냐 잼만드는거는 물 넣으면 안돼!'
:         옆에서 아빠가 거드셨다.
:         '야야 물 넣어야해.'
:         헉! 이 두 남정네가 나보다 더 잘아나봐?
:
:         엄마는 방에서 세상 모르고 주무시고 우리는 깐키위에 엄청난 물
을
:         부었다. 그 녀석들은 아마 목욕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는
사
:         정없이 뜨거운 불에 끓였다.
:         조금 뜨거워지자 녹색의 키위들은 색깔이 점점 칙칙해져갔다. 저
걸
: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 내색하지 않았다.
:
:         이제부터 하는 작업은? 으깨기!
:         뜨거운 물에 목욕하는 키위들은 조금씩 으깨지기 시작했다. 긴주
걱
:         을 찾으러 온 부엌을 헤매다가 결국 찾아낸 30Cm 가량의 주걱으로
:         열심히 으깼다. 하지만 역부족.
:         팔팔 끓는 물에도 키위들은 잘게 으깨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팔
은
:         아파오고 이놈의 키위들은 여전히 땡땡하게 뭉쳐 있고, 고민이였
다.
:         여하튼 형상이라도 잼처럼 될려면 얘들은 으깨져야하고 그렇지않
으
:         면 완전히 나는 과일조림을 만들게 될 판이였다.
:
:         그 때 생각난 조리기구는 바로 튀김그릇. 기름 속에 튀김들을 넣
어
:         꺼낼 수 있게 만든 구멍 송송 뚤린 그 기구! 꺼내서 키위를 건져
넣
:         고 거기서 열심히 으깼다. 한 30분 으깨니까 들통 3/4를 차지하던
:         키위들이 부피가 줄어서 2/3정도로 보였다. 뿌듯했다. ^_^
:
:         짝지가 잠시 화장실로 사라지고 나는 열심히 저었다. 그 때 TV에
서
:         는 갑자기 노래하던 가수들이 사라지고
:         '자 종각 나오세요'
:         '네 종각입니다. 이제 첫 타종이 시작되겠습니다.'
:
:         헉...
:         21세기다.
:         21세기였다. ㅠ.ㅠ
:         '21세기래.. 2001년이래 ㅠ.ㅠ 새해 복 많이 받아'
:
:         우리는 키위와의 싸움으로 21세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런 일이
--;
:         늦어서 짝지는 먼저 보내고, 나는 또 다시 1시간 넘게 설탕을 넣
은
:         키위죽?을 휘저으며 보냈다. 젓다가 젓다가  지쳐서 아침이면 얘
들
:         이 끈적끈적 뭉쳐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2시 30분쯤에 자러 갔
다
:         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쳐다 봤지만 여전히 키위죽?이였다.
:         그 때 엄마의 절망적인 한마디.
:         '야, 더 끓여도 소용없다!'
:
:
:         아~
:         나와 짝지의 21세기 신형 키위잼! 먹을 사람 있우?
:         있다면 내가 새해 복도 얹어 줄텐데....
:         들통 1/2이상을 차지한 저 잼을 어쩌지? -_-;
:
:
:
:         진짜! 키위잼 만드는 법
:         1. 키위 준비
:         2. 키위의 두배되는 설탕 준비
:         3. 키위를 벗기고 잘게 잘라서 약한 불에서 물 넣지 말고! 끓인
다.
:         4. 끓으면 설탕을 넣는다.
:         5. 눌지 않게 잘 저어가면서 졸이면 된다. -_-;
:
: </Pre>
: <P align="right">
: - 21세기는 키위죽과 함께.. 2001. 01. 01. AM. 11:34
: </P>
:
: --
: <p align="right">
: - your theatre, since 1976
: </p>

--
이 곳에 서명을 적어주십시오.양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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