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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RE: 장수만세 혹은 가능성

등록 2002-07-26 06:59:51     조회 243
이름 엄홍진    

아마 일년도 더된 오래전의 일로 기억된다. 리눅스를 배워보려다가 알게된
'적수네 동네’에서 수 많은 질문들과 답글들을 읽으면서 새삼 open community의
힘에 놀랐었고, 나자신도 리눅스에 관한 잡지식을 꽤 많이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지만,
끈기가 모자랐는지 지금은 리눅스를 접고 말았다. 그즈음에 적수네 홈페이지 하단에
위치한 ‘세하 훔쳐보기’란 칼럼의 상당히 도발적인 그 타이틀로 인해 여러번 훔쳐보기
를 자행했더랬다. 칼럼의 주인공은 당시(지금도 그렇지만) 상당히 재치있는 아가씨였었고
,upload된 칼럼에는 여지없이 셀수없는 답글들로 도배가 되어 그 인기를 가히 가늠하기
 어려웠었다. 어느새 세하씨는 만인의 연인이 되어있었다. 나역시도 그 매력에 흠뻑 도취
되어  여러번 다시 찾아 그녀의 글들을 읽으며, 몽상적인 환상에 빠졌었고 사모와 연모의 
정을 키웠었다 (나혼자만).  본디 나란 인간은 인물이 변변치 못하고, 학벌 역시 별로였던
까닭에 현실에서는 일어날 확률이 zero%에 가까운 일(세하씨와 연인이 되는 것)을 몽상으로
만족시켰었다. 더구나  어느분이 올린 글을 통해 세하씨의 사진을 웹상에서 본일이 생겼었
는데,

   이런 !  이렇게 예쁠수가 ! (금상첨화란 이럴때 쓰는 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이러한 몽상은 내게 상당한 기쁨과 삶에 활력을 주었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져 내 정수리를 강타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평소 짝사랑하고 연모하던 세하씨가 시집을 간다는 것이었다.
일주일동안 나로 하여금 식음을 전폐케하고, 실망을 안겨주었던 사건이었으나 곧 극복하
고 다시 세하칼럼을 찾게 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전과 같은 훔쳐보기의 설렘이 상
당히 반감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가능성의 상
실’이었다. 아무리 확률이 낮을지라도 (세하씨와 연인관계로)발전할 가능성만 있으
면 나 같은 몽상가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현실세계에서의 모든 미혼의 
연예인들이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이러한 가능성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기 때문이리라...

몇달전에 TV에서 본 '화려한 시절'에서의 강석우(극중, 김사장이었던가?)가
 '빠다(박선영)' 를 석진(김성)과의 사이에 두고 한 멋진대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깨끗이 포기해 버리는 거야!"

이런 멋진 말을 TV 드라마에서 듣게 되다니....

모든문제의 발단은 소유와 집착에서 발생한다. 불교에서 이를 벗어난 것을 
"해탈"했다고 말하고, 더 나아가 죽어서 소유와 집착을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된것을 "열반"에 들었다고 멋지게 표현하지 않던가! 
현실은 아름다운 것이다. 특히, 현재의 순간은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단지, 내가, 우리가 지금 실감을 하지 못할 뿐...

이전에 내가 세하씨를 연모했던 그 감정이 지금은 상당히 반감된 것과 같이
10년 또는 20년 후에는 그 감정 또한 변해 있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그순간, 그시기에 빛나는 특정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성경에도 '하나님께서 인간을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라고 하지 않았던
가!  나는 그당시, 그순간,  세하씨가 미혼이었고,재치가 넘쳤던 그순간을 사
랑한다. 그순간 이전, 이후의 그 어느것도 아니다. 

이글을 올리기 전에, 갑자기 뜨는 pop-up창 (적수의 경고문)을 보게 되었는데,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물론, 세하씨를 스토킹하는 일부 몰지각한것들 땜에 미연에 방지코자하는 염려에
서 겠지만, 한편으로는 ‘적수’씨에게 내재된 세하누님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사이트관리자로서 스토킹을 하는 몰지각한 것들의 글을 삭제하고, 경고를 주
며, 보일듯 말듯 세하누님 주변에서 힘과 격려가 되어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나는 본다. 굳
이, ‘프로이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적수의 세하누님에 대한 지나친 보호막은 내재된
 자신의 집착을 보여 줄 뿐이다.  이미 만인의 연인이 되어버린 세하언니에게는 불필요한 
것이 아닌가!  모든 사람이 나와 의견을 같이 해야하고, 내 입맛에 맞아야 한다는 것은 가
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만인의 연인, 세하누님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
으리라…. 더구나 결혼한 지금은 공식적인 보디가드가 있지 아니한가! 경고문을 없애서 나
처럼 소심한 사람도 부담없이 글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게다가 스
토킹하는 놈은 이 칼럼의 커뮤니티(만인)에 의해 용납되지 않으리라…

긴 잡설이었지만, 이글은 (아줌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하칼럼이 장수를 누리고 있
는 것을 축하하고, 내가 연모해 왔던 아가씨를 독차지 한 행운의 사나이에 대해 샘이 나서 
쓴 글임을 밝혀둔다.

혹시, 운이 좋아서 내가 죽기전에 사모했던 세하씨를 만난다면 알아볼 수 있을까? (확률 0%)
. 사실, 만나지 못해도 그만이지만….
나는 그순간만을 사랑하고, 혹 만날 기회가 닿았다 하더라도 그 느낌은 지금과는 다를 것
이다. 그때는 늙은 아줌마가 되어 있겠지! 나는 젊은 아가씨만 좋아하니까 안되겠네...

세하아줌마 !  또 다른 몽상과 가능성을 찾아서 나는 가요…
세하칼럼 장수만세!

Good day !

세하를 연모했던,   아무개.

--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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