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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RE: 추억 나무

등록 1999-05-19 15:43:22     조회 146
이름 caracal    

추억 나무

추억이 가슴을 물들게 한다.
사랑의 빛,
친구의 기름진 거름,
주위의 따스한 배려인 비,
가끔은 우발적인 폭풍우에서
걷는 이를 지치게 하는 지나치는 가슴의 고통까지
우리는 아직도 나무에 곁가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 사랑에 추억은 나를 슬프게 한다.
간다는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
"사랑한다."
사랑이 떠내려온다.

어제에
가버린 친구의 연락을 기다린다.
지금의 강장제가 될 수 있는 사려 깊은 친구의 함성 속에서 충분한 양분과
절절한 떨림을 가질 수가 있어서 좋다.

벌써 순이자라서 어엿한 나무로 성장한 우리의 나무는
중년의 중후함과 노년의 아른함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휘어진 잔가지에 나무는 쓰리지만 그걸 잘라 낼 수는 없다.
그것 또한 나의 일부이고 지나버린 거지만..
단지 갈라진 틈으로 새어드는 빛을 더 주어
찬란함을 부여한다면
또 하나의
그리고
숱한 옹이를 만들지라도 그건 질곡의 무늬이고
버리지 않는 우리의 피조물이다.
버린다는 이야기와
그걸 수용한다는 역사성을 가지고 난 오늘도 나무를 가꾼다.

나뭇잎에서 향기로운 사랑의 전언을 듣는다.
지난 사랑을 이야기하는 나뭇잎은
내일의 혼란함을 멎게 하는 달콤함의 배려다.
우리가 나중에 쉴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할 추억의 나무 밑에서 풍성한 잎과 시원함을 얻으리라.

오늘도 추억의 나무에서 나뭇잎을 딴다..

(이런 벌써 늙어버린 내일을 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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