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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퇴근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미 고등학교 때 한번 관절에 염증이 생겨 고생했던 오른쪽 다리가, 그야말로 세무서에 갔다가 작년 소득이 적었던 바람에 작년에 원천징수당한 세금을 소득세 뿐 아니라 주민세까지 싹~ 긁어서 받는다는 낭보에 "아싸~~~!!!"를 외치며 계단에서 뛰어내리다가 최근 운동 부족으로 약간 늘어난 몸무게가 문제였는지 무릎이 삐그덕 해 버렸는데..... 하루종일 쑤시고 아프더군요. 참다못해 낮에 잠시 약국에 간다고 빠져나와 정말 약국에 가서는 차가운 파스와 화끈화끈한 파스, 2종류를 다 사는데 약국 아주머니 말씀, "오지명이 선전하는 24시간 트라##를 붙여 봐." 아니.... 저는 스물 두살, 아무리 많이 말해도 스물 네 살이라고요. 무슨 트라##!!!!! -_-;;;; 평지를 걷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라면 할 수 있지만 계단을 내려가지 못하겠더군요. 왼발에 체중을 싣고 깨금발로 계단을 콩콩 뛰어 내려가는데 사장님과 딱 마주친 것이었습니다. 끄으.... -_-;;;;; 도대체 저것이 무슨 쌩쑈를 하는 것인가 하고나 안 보셨으면 천만 다행이겠네요. 하여간 그 다리를 끌고 홍대 입구 역 까지 걸어 갔습니다. 천하제일지웬수인 남동생이 명탐정 코난 36권인가를 사오라고 전화해서 난리치는 통에 일단 한양문고로 갔어요. 코난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없고.... 이번에 대원에서 랴가와 마리모의 "뉴욕 뉴욕"이 정식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예전에 나왔던 4권짜리 한질을 4000원에 주겠다고 하더군요. 오오~~~ 한양문고 만세~~~~ 아... 잠깐 사족을 달자면, 뉴욕뉴욕은 야오이가 아닙니다. 그건 "게.이.물"에 가까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동성애자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이해받기 어려운 아픔, 주변의 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사랑. 자세한 이야기는 며칠 있다가 리뷰를 올리던가 하겠습니다. ^^ 근데. 전철역 계단을 다시 깨금발로 내려가다가 드는 생각이, 신도림의 계단과 동암역의 계단, 그리고 마을버스 내려서의 약간의 비탈길 등등..... 홍대의 몇 칸 안 되는 계단에서도 굴러갈 뻔 했는데, 신도림? 동암역? 비탈길? 으악!!!! 택도 없습니다. 이 다리로는 도저히 못 간다는 결론을 내리고 신촌으로 갔습니다. 비싸기는 하지만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서 내려 주는 삼화 고속을 타려고요. ^^ 게다가 홀짝제를 충실히 지키는 (벌금 때문일까? 설마....) 사람들 덕분에 차도 별로 안 막혀 보였으니까요. 문제는 여기부터였죠.... 버스를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뭘 잘못 먹은 것일까요? 아니, 잘못 먹은 것이 없더라도 요즘 한참 위장이 예민하던 터니까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과 식은땀. 세상에, 다리 아픈 것도 신경 쓰여 죽겠는데 이게 무슨 일이래요? 전 정말 가좌동행 고속버스 안에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답니다. 겨우 핸드폰을 열어서 세이의 단축번호를 눌렀어요..... 세이 : "목소리가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혜진 : "나.... 아파....." 계속 달래주는 따뜻한 목소리가 괜히 서러워서, 그런 데서 아프면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없잖아.... 하고 말하는 가벼운 책망같은 말이 가슴에 꽂혀서, 그냥 눈물이 나는 것을 내버려 두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째서. 나는. 이런 사람이 아프다고 좀 찡얼거리면 구박하기에만 바빴던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만치 않은 주제에 잔병치레 잘 하고 몸도 약하다고 밥먹듯이 구박했는데, 이 사람은 그냥, 달래 주었습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정신연령이 낮다고들 해도, 둘이 있을 때에는 아무리 내게 철없이 굴고 어리광 부리기도 해도, 이 사람은 나보다 어른이구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 집 근처에서 내려서..... 체해서 속이 메슥거리니 과일 종류가 먹고 싶더라고요. 과일 가게 쪽을 지나가 보는데, 과일 진짜 비싸네. -_-;;; 특히 오렌지, 저걸 사먹으라는 거야, 감상하라는 거야? 4개에 5천원? 쳇!!!! 결국 꿩 대신 닭이라고 수퍼에서 오렌지 주스를 한 병 사서 나오는데..... 쌔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무시무시한 속도의 중국집 오토바이!!!! 평소같았으면 가볍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한 손에는 오렌지 주스, 한 손에는 뉴욕 뉴욕 만화책, 그리고 크로스백. 결정적으로 이 시점에서는 거의 끌고 다니는 거나 다름없는 아파 죽겠는 오른쪽 다리. 살려주세요~~~~ T_T 제가 지금 죽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잖아요.... (농담 아니고 이 아가씨는 정말 저런 생각을 하고 사니 문제라는 겁니다.) 뭐, 천만 다행히 중국집 오토바이가 쌩 비켜 가기는 했는데, 오토바이 뒤에 뭐가 튀어나왔는지 크로스백을 퍽 스치고 가는 것이, 아아, 조금만 핀트가 어긋났으면 여러분은 오늘 이 글을 못 보실 뻔 했습니다. ^^;;;; 그래서..... 오늘은..... 계단에서 구를 뻔 하고 체하고 돌아가실 것 같은 두통에 시달리는데 아스피린도 없고 온 몸에서 식은땀은 나는데다가 오토바이에 무방비로 치일 뻔 하기까지 해서 겨우 아파트 앞 까지 왔습니다. 소위, 살아서 돌아왔다는 건데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아, 오늘 밤은 감기약과 소화제를 블랜딩해 먹어야 하나?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좀 더 해서 약대에 가는 거였는데. 섞어먹어도 좋을지 헷갈리는 상태로 일단은 파스부터 갈아 붙이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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