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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와 저는 커플링이 없습니다. 일단 반지같은 것은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일 때 걸리적거린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니와, 커플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기는 어려워도 깨지는 것은 순식간인 꼴을 여러 건 보기도 했기 때문에 쉽게 그런 걸 나눠 끼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전 금속 알레르기가 약간 있어서 차라리 유리반지를 끼면 꼈지 아무 반지나 끼지를 못해요. 귀금속 아닌데다 도금 얇게 한 것은 끼면 3~4일 안에 사단이 났으니 아무 거나 끼기도 힘들고, 이것저것 걸림돌이 많더군요. 그래서 5년을 사귀도록 커플로 한 거라고는 교내 대회에서 상 받았을 때 부상이었던 무선 마우스하고, 셀빅아이 정도일까요. 아아, 그, rm -rf 티셔츠하고요. KLDP에서 파는...... 하여간 반지란 그렇게 장만할 마음도 잘 안들고, 끼면 귀찮은 그런 물건이었는데, 갑자기, "하자!" 하고 말 나오자 마자 옥션을 뒤지고 회사 근처 반지가게에서 링게이즈(반지 지름)를 재고 귀금속 중에서도 금은 비싸기도 한데다가 체질에 조금 안맞으니 법정순은(92% 은인가 그거죠)으로 된 것으로 하자고 이야기를 맞추는 데 까지는 정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수준의 빠르기로 진행이 되더군요. 단지, 저는 8호고 세이는 13호, 반지 사이즈 치고는 조금 작은 편이라 시간이 며칠 더 걸릴 것 같다는 말은 있습니다만 하여간 옥션에서 둘이 합쳐서 꽤 싸게 장만하게 되었어요. 마침 저번에 어쩌다가 잘못 발목을 잡힌 세이가 땜빵으로 끼어들어 쓰게 되었던 책(무슨 책인지 알려고 하지 마세요!!!!)의 원고료도 나오고 해서 자금에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가격도 적당해서 가격도 가뿐하게 해치웠습니다. 건방진 제 동생 녀석은 이미 일찍이 지 여자친구와 커플링을 나눠 끼고 있었는데, 하여간 그 녀석이 했던 가격의 1/8 선으로 해결이 났다는 거죠. 이녀석들은 14K로 하더군요. 그래서 10원 한장 못 벌어오는 고등학생들이 통은 더 크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_^ 5년이나 사귀면 이제 더 이상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도 세이와 저는 자꾸 싸웁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1년이 지나니, 친구들도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고 하지만 어쨌건 주변에서는 "곧 시집도 가고 하겠네."라고 말하고 있기는 있죠. "10년은 이르다!"라고 말해 왔는데, 이제는 차마 "10년!"이라고는 말하기도 힘들어져 버렸고요. 그러고 보면 어쨌건 사람은 나이를 먹기는 먹나 봅니다. 앞으로도 세이랑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확신할 수는 없어요. 분명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어떤 면에서 유리처럼 약한 거라서. 그리고 사람은 마음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조건 때문에 마음에 안드는 사람과 살지는 않더라도 조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잘 되지 않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쉽게 말해서 졸업하고 1년이 넘도록 백수로 지낼 시에는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눈물을 머금고 굿바이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잔인무도한 말이기는 하지만, 어쨌건 그 전에 취직하거나 진학하면 되겠지요.) 혜진 : "난 은이 좋아. 아, 합금 잘못한 것도 알레르기 나니까 법정순은 이상. 하여간 도금은 죽어도 안돼. 알았지!!!!" 세이 : "어. 금은 싫어?" 혜진 : "금보다 은이 좋아. 음, 저거 파란 큐빅 이쁘다." 세이 : "이쁘네. 반지 사이즈는 알아?" 혜진 : "몰라." 세이 : "끼던 거 없어?" 혜진 : "수지침 반지밖에 없어." 이번에 해주는 반지, 정말 싸게 하는 거지만..... 인터넷으로 고르는 거라 어쩌면 좀 크거나 작거나 혹은 디자인이 실제로는 화면에서 본 것 보다 안 이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뭐...... 나중에 정말 좋은 걸로 같이 하면 되지. 지금 하기로 한게 마음에 들건 들지 않건 간에. 서랍속에 휭 던져놓지 말고. 이왕 하는거 이쁘게 끼다가 나중에 진짜 괜찮은 것으로 같이 하자..... 늙어서 끼고 다녀도 주책스럽지 않은 걸루, 뭘 입어도 촌스럽지 않은 걸루..... 아참!!! 끼고 설거지 해도 전혀 문제없는 걸루..... (그러니까 이제 슬슬 취직 준비좀 하시지 그래..... 난 백수 남자친구는 취급하지 않을 거란 말이여!!!!!) ps) 반지 끼고 제 속도 나올 때 까지, 키보드 위에서 삑사리 연속 콤보로 괴로워하게 되지는 않겠지요? ^^;;;;; 그런거 워낙 거추장스러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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