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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다닐 때, 그러니까 한달 반 전 까지만 해도, 저는 지금은 제 남자친구인 오딧세이가 하고 있는 교수님 연구보조 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저기서 자잘한 아르바이트, 있는 내용 갖다가 아래아 한글에 예쁘게 집어넣기, 법률용어 번역된 것하고 DB 대조하기, html 파일 만들어 주기 등등등의 자잘한 일들을 하며 푼돈들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반면, 오딧세이는 알바를 못 구한 상태로 엄마한테 최소 생활비를 얻어 쓰고 있었죠. (학교 올 차비와 점심값 말입니다.) 어찌 되었건, 주변에도 한달에 10만원으로 쓰고 남는 사람은 별로 못 보았는데, 그것으로 크게 모자라지 않게 생활하기에 저는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 지금은..... 그 아르바이트를 이어서 하고 있으니, 용돈은 안 받고 월 15만원 정도 수입이 들어오고 있죠. 물론, 친구들하고 술도 먹으러 가고 싶을 것이고, 여자친구가 직장인이 되었다고 챙겨 주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술 문제는 본인이 거의 술을 안 마시는 타입이니 상관없고, 나는 뭐 이거 저거 해 달라고 조르지 않았으니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것으로 밥 먹고(학교 근처로 이사왔기 때문에 차비는 별로 안 들어요.) 필요한 책 사고 핸드폰 요금 내면 되는 것이니가, 조금 빡빡하기는 해도 지내는 데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 : 그래서...... 같이 놀러 다니거나 밥 먹고 그럴 때도 더치를 하거나 그냥 어느 쪽이건 주머니에 돈 있는 쪽이 내는 것으로 해서 놀고 했었죠. 그런데, 그런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 : 어젯밤에 전화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평소에는 칼같이 아껴 쓰고, 필요한 물건(워크맨이나 메인보드 같은 놈들)이 있으면 추가로 알바해서 장만하지 뭐." 그런 타입인데다가 통장에 돈 들어 있는 것 보면 입이 헤벌쭉~ 해지는 저와는 좀 달리, 있으면 있는대로 아껴 쓰고 없으면 없는대로 안 쓰던 이 남자도 바로 그런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 당장 이렇게 저렇게 좋은 것을 해 주거나 하는 것은 고사하고, 같이 데이트를 다닐 때도 밥은 제가 사고 상대적으로 널럴한 군것질은 오딧세이가 사는 식으로 되어 가는 것이, 제게 이것저것 해 주고 그러지는 못할 망정 제게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느껴져서 마음에 많이 걸렸던가 봅니다. 그래봐야, 우리가 다닐 때는 밥도 가격 따져서 싼 곳으로 많이 갔으니 당장은 큰 차이도 안 났을텐데. (-_-;;;;;) 누적으로 계산하면 모를까. : : 그게..... 사실은 저도 친구들이 자기 남자친구가 알바해서 옷 사줬다는 이야기, 같이 좋은 데 놀러가고 그랬다는 이야기 들으면 부럽기는 부럽습니다. 저도 사람인데 아니 그렇겠어요. 그래도 그럴 때 마다 하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을 이 바보는 알지도 못하나 봅니다. : : 제가 오딧세이랑 하루이틀.....내지는 1년정도 사귀고 헤어졌을 것 같으면 저도 다른 애들처럼 그랬겠죠. 처음 사귀기 시작했을 때 남자들이 절대 못 벗어난다는 마녀들의 필수 마법, "오빠, 나 저거 너무 마음에 들어~ 너무 이쁜데....."(수정보완판으로는 홀맨에게 핸드폰을 벗겨먹은 조앤이 있겠죠? *^^*)로, 예쁜 핸드폰줄, 예쁜 인형, 예쁜 옷이라던가 좀 괜찮은 데이트들. 맘 먹고 영화보고 나와서는 점심먹고 앉을 데 없으니 마냥 걸어다니면서 수다만 떨다 헤어지거나 입장료 싼 고궁에 도시락 싸갖고 가서 놀거나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건 남자를 벗겨먹는다는 이야기하고는 조금 달라요. 남자친구에게 기대하는 것들, 어떤 여자에게나 있는 거니까. 가끔씩은 자기를 공주님처럼 대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주 가끔은, 저도 그런 마음 느끼고 있고요. : : 하지만 저는 그 녀석이랑 1,2년 사귀고 말 것 아니었습니다. 그랬으면 연락도 잘 안하고 재미없는데다 연락만 하면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놈이 된 것 같이 구는 군복무 기간동안 기다려 주지도 않았습니다. : : 저는..... 그 녀석하고 오래오래 사귀고, 좋아하고 그러고 싶은데, 그러니까 지금 그렇게 때깔나게 안 해줘도, 언젠가 마음의 여유와 주머니 사정이 함께 가능할 때, 좀 더 나중에 그렇게 해 줘도 되는데. 녀석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게다가 저는 녀석의 그런 기분과는 전혀 상관없이, 둘이서 같이 놀러다니는 것 만으로도 정말 즐거운데도요. 제가 낼때 내더라도, 그건 제가 지금 주머니에 돈이 있어서 내는 것이며 둘이 노는 모양새로는 혼자 내도 큰 부담이 없어서이기도 하거든요. (기껏해야 하루종일 데이트해서 15000~20000원인데요, 뭐.) : : 제가 직장인이 되고는 그런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은, 어떻게 보면 착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딱하기도 한 내 남자친구...... : : 지금 그렇게 챙겨주지 않아도 언젠가 그렇게 챙겨줄 거라는 거 알고 있으니까..... 지금은 너무 미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 마음만으로 고마우니까 : 미안하다는 생각 좀 갖다 버리라구...... : : 사랑해......... -- 염장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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