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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me와 help uganda, 그리고 배포본들

등록 2000-08-25 12:31:17     조회 3878
이름 Magier von Nacht    

옛날엔 손으로 꼽을 수 있고, 도표로도 살펴볼 수 있었던 배포본들의 개수가

최근에 와선 급격히 증가하여 "어? 이런 배포본도 있었나?"할 정도로 많이

늘어나 있으며, 국내에도 알짜, 미지, 파워, 액셀 등의 배포본들이 각각 특

징에 따라 고유의 사용자를 늘려가는 추세이다.

이제 배포본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가고 있으며, 각각의 배포본들은 자

신만의 독창성까지 띄고 있다. 이러한 것은 Linux 보급의 가속화와 사용자

층의 두꺼움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배포본에 포함된 패키지들을 컴파일하고 패키징하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Readme나 각종 Document, License 등을 제대로 읽어보는 사

람은 몇이나 될까? 물론, 작업을 하다보면 급하게 지나칠 수도 있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Install만을 읽어보고 설치만 해서 써버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Vim이란 편집기에 대해서 여러분은 알고 있는가? 아마 Linux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즐겨사용하는 편집기로 vi를 꼽을 것이다. 그것의 대부

분은 바로 Vim(VI iMproved)이라는 vi의 변형된 편집기이다. 뒤에 아무 인

수(Argument)도 주지말고 vi라고 한번 쳐보자. 그럼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                              VIM - Vi IMproved
~
~                                 version 5.6
~                           by Bram Moolenaar et al.
~
~                         Vim is freely distributable
~                type  :help uganda     if you like Vim
~
~                type  :q               to exit
~                type  :help  or    for on-line help
~                type  :help version5   for version info
~

제일 윗 줄에 보면 "만약 당신이 Vim을 좋아한다면 :help uganda라

고 쳐보세요" 라는 문구가 보일 것이다. 이 문구를 직접 치면 Vim의 현재

Maintainer인 Bram Moolenaar의 가벼운 인사와 부탁하는 말과 함께 KCC라

는 자선 단체에 대한 도움 요청글이 보이게 된다.

과연, 몇 명의 사람이 그에게 그의 vi가 포함된 배포본이나 CD-ROM을 보

내주었을까? 아니, 심지어 포함되었다고 알려주긴 했을까? 그리고, KCC

에 기부금을 보낸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지금도 Linux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

은 지금도 어디선가 Vim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

겨진 따뜻한 온정과 한 사람이 느끼는 기쁨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는 것

이 아닐까? 사람들이 Linux를 사용하며 기뻐하는 것은 단순히 그 강력한

성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Linux 안에 담겨진 철학과 그것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새로운 세상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는 Linux가 점점

더 커지는 모습 속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진 않은가 하고 생

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의 배포본들 속에서 그 독특한 기능이나 디자인은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겨진 정신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는 듯하다. 심지어

그러한 기본 정신을 가지고 있던 배포본들조차도 그 색이 바래져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속에 담겨진 수많은 패키지들과 그 안에 숨겨진 사연

들은 단지 Vim 하나 만이 아니다. 그러나, 배포본이라는 거대한 패키지

의 집합을 만들어 내면서도 그것에 포함된 각각의 패키지에 감사하거나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본 적이 있을까? 물론, 그 수많은 패키지의 제작

자 모두에게 보낼 순 없더라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주 사용하는 프로

그램의 제작자에겐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언젠가, Linuxer를 다른 말로 표현해보자고 했던 말에 "철학이 있는 공

돌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고 그 기술 속

에 인간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Linuxer들이

되길 바란다.

--
       - Magier von Nacht, 밤의 마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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