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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한양대 문화인류학과의 이희수 교수가 오마이뉴
스에 기고한 글

등록 2001-09-15 16:21:53     조회 206
이름 거니    

말보단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음은 한양대 문화인류학과의 이희수 교수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
: 그들 응어리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 -- 미국의 심장 테러당할 때 일부 아랍인은 왜 환호했나
:
:
: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하마스 본부에는 항상 자살특공대를 지원하는 젊은이들로 넘쳐
: 난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폭탄을 안고 목숨을 버리기 위해 서로 경쟁
: 하듯이 몰려들고 있다. 단순한 종교적 광신일까? 무지몽매한 자들의 야만성일까? 정말 이
: 해하기 힘들다.
: 미국심장부에 대한 항공기 폭파 테러의 원인과 배경은 무엇일까? 왜 그들은 미국을 향해 
: 그렇게 무모한 도발을 계속 해야만 하는가? 그들의 응어리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
: 1948년 5월 14일, 팔레스타인 땅에 '위대한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했다. 아랍국가와 제3세
: 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아랍인의 심장부에 유대국가를 건
: 설한 것이다. 2천년 유랑생활을 마무리하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유대인들의 승리에 세계
: 는 동정과 축하의 눈길을 보냈다.
: 바로 그 날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자신의 고향에서 쫓겨나면서 분노했다. 
: 그리고 조국탈환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2천년간 평화롭게 살아온 조상들의 땀과 피가 
: 어린 땅이었다.
: 그 동안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땅이 아닌 유럽에서 온갖 민족적 차별과 종교적 박해를 
: 감수하면서 굳건한 터전을 다졌다.
: 유대인 박해와 나치학살로 이어지는 유대인 말살정책은 유럽인들의 죄과였다. 그런데 왜
: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유대인들에게 저질렀던 죄의 대가를, 아무런 인과관계나 역사적 
: 책임이 없는 아랍인들이 대신 치르도록 했는가.
: 팔레스타인 지역의 비극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미국을 향한 지울 수 없는 응징의 원한이 
: 뿌리를 내리는 시점이기도 했다. 힘없는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이때부터 오히려 자신들
: 이 난민이 되어 여기 저기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오직 한 가지, 고향에 돌아가
: 는 꿈을 꾸면서.
: 그러나 그 꿈은 산산조각나 버렸다. 1967년 중동전쟁에서 고토 회복은커녕, 기존의 아랍 
: 영토마저 이스라엘에 점령당했다. 지중해 지역의 가자지구, 요르단 강 서안, 골란고원, 
: 시나이 반도 등이 그곳이다.
: 유엔은 안보리 결의를 통해 점령지의 즉각적인 반환을 촉구했지만, 그 결의안은 지금도 
: 지켜지지 않고 있다.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남발하면서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비호해 
: 왔기 때문이다.
:
: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이미 이스라엘이 핵을 가진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현실에서 조국을
:  되찾는 꿈은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중재하여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점령한 
: 땅에 팔레스타인 자치국가를 수립해주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신 팔레스타인은 헌법을
:  바꿔 이스라엘 탈환을 포기하게 하고 국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 지난 50년간 조국 되찾기에 헌신했던 많은 강경 세력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현실정치를 
: 받아들인 대다수 온건 아랍인들을 이 길을 선택했다. 전쟁에 지친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  마지막 양보이고 생존의 게임이었다.
: 그것이 1993년의 오슬로 평화혁명이다. 땅과 평화의 교환이었다. 국제사회는 모처럼의 화
: 해와 공존의 틀에 박수를 보냈고 그 당사자들은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
:
: 그러나 평화협정 이행 과정에서 일부 팔레스타인 반대세력들의 테러가 일어나자, 이스라
: 엘 강경 정권은 자국안보를 들어 평화협정 자체를 무력화시켜버렸다. 나아가 팔레스타인
:  지역에서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통해 자국 영토화를 꾀하고 군대를 동원한 무차별 민
: 간인 학살로 팔레스타인의 마지막 꿈을 무산시켜 버렸다.
: 이 과정에서 미국의 부시 정권은 미사일과 팬텀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민간인 
: 학살을 지원하거나 수수방관했다. 평화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듯이 보였다.
:
: 최근에는 조직적인 요인암살 계획에 따라,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 지도자를 포함한 강
: 경파 지도자들이 차례로 사살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
: 더욱이 시온주의를 인종차별 이념으로 비난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열의를 무시하고 미
: 국은 남아공의 더반에서 열린 인종회의에 불참함으로써 이슬람권에게 극도의 불신감과 
: 배신감을 심어주었다.
: 겉으로는 세계평화와 인권을 내세우면서 일방적 가치를 강요하고 이중잣대로 이슬람세
: 계를 유린하는 미국에게 강경파들은 더 이상의 기대를 포기했다.
:
:
: 그들은 분노했다. 기회와 선택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려온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목숨을 내
: 놓았다. 항공기를 몰고 미국을 향해 응징의 도전을 한 셈이다.
:
: 하지만 리비아, 이란 같은 반미국가는 물론 지하드, 하마스, 헤즈볼라 같은 과격 이슬람
: 단체들도 한결같이 미국에 대한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
: 그들은 왜 스스로 테러를 행하면서 왜 이번 테러를 동시에 비난해야 하는가? 그것은 민간
: 인을 담보로 한 테러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고 비난받아야 할 행위이기 때문이다.
:
: 동시에 그들은 이스라엘의 미사일과 전투기를 동원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공연한 민간
: 인 학살도, 국가 테러로 규정하면서 중지되거나 응징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
: 또 이들은 미국이 일관된 정책과 모두에게 공유되는 가치기준을 적용하기를 원한다.
:
: 핵무기를 가진 이스라엘이 핵무기확산금지조약에도 가입하지 않고 핵사찰의 예외임을 
: 묵인하면서 적대관계에 있는 인근 아랍국가들의 자위 개념의 핵 시설은 물론 사소한 화
: 학무기 프로젝트까지 철저히 파괴하는 미국의 이중성에 아랍인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
: 다.
:
: 무고한 미국 시민들이 희생당한 참혹한 테러현장에서 서방세계가 경악하고 분노와 슬픔
: 을 보이고 있을 때, 아랍전사들은 지난 50년간 이스라엘의 테러로 숨진 수만 명의 형제와 
: 가족을 생각하며 눈물짓고 있다. 그러면서 복수를 다짐하는 것이다. 뉴욕과 워싱턴에서 
: 일어난 미국 시민들의 아픔을 아랍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거의 매일 되씹으며 살아가고 
: 있는 것이다. 아랍인들의 일반적인 성향이 반미를 깊이 깔고 있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과
: 격 테러리스트 집단에 동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절대다수는 폭력보다는 평화적인 방
: 법으로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갈구하고 있다.
: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편입되어 살아가고 있
: 는 한, 대립보다는 화해를 원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의 과도한 보복공격이나 엄
: 청난 민간인의 희생이 따르는 폭격은 또 다른 테러를 양산하게 될 것이다.
: 결국 이런 테러의 악순환의 고리는 가진 자가 먼저 푸는 것이 순리라 생각된다. 미국이 
: 세계의 최강자로서 빼앗긴 자의 아픔과 약자의 응어리에 귀기울이는 유연한 자세, 팔레
: 스타인 문제를 하루 빨리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만이 테러의 근거지를 약화시키는 가장
:  확실한 응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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